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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카 왕의 반전(反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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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핵의학과 작성일2017-05-15 조회3,26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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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카 왕의 반전(反轉)

 

 

이번에 선출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축하 드리고 나름대로 참고가 될 이야기를 하나 전하고자 한다. 과거 많은 왕국에서 정권이 교체 계승될 때 마다 왕자, 친족 간에 심한 갈등과 경쟁이 있었다. 가까운 조선시대에도 초기에 이방원이 주도한 ‘왕자의 난’이 있었다. 태조의 다섯째 아들로 야심 찬 그는 친형인 정종을 몰아내고 즉위하게 된다. 그러나 왕이 된 후에는 건실하게 국정을 돌봐 500년 조선의 기초를 다졌다.


인도 역사를 통하여 마우리아 왕조의 아소카 왕(B.C. 268~232 재위 년대)은 가장 넓은 통일제국을 건설했던 인물로 높은 윤리적 덕목도 갖추어 영국의 역사학자 웰즈와 토인비가 각각 ‘세계 역사상 가장 훌륭한 군주’라고 칭송한 바 있다. 그러나, 처음에는 그도 방탕하고 포악하였다. 아버지인 빈두사라 왕은 16명 부인에게서 101명의 아들을 가졌는데 그 중 가장 뛰어났다. 부왕이 죽은 후 왕위쟁탈 끝에 모든 이복형제와 그들 편 신하 5백 명을 몰살하고 많은 사람을 괴롭혀 ‘악(惡) 아소카 왕’이라 불리었다고 한다.


아소카 왕은 통일제국을 실현하기 위하여 늘 전쟁터에서 살았다. 즉위 8년에 전략의 요충지인 칼링가 왕국을 처절한 전투 끝에 점령하였다. 전쟁 사상자뿐 만 아니라 뒤이어 발생한 전염병과 기근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어 피해자는 수십 만 명에 이르렀다. 승리는 했지만 이에 따른 참상을 본 그는 무거운 슬픔에 잠겼다.


마침내, 아소카는 고뇌와 참회 끝에 전쟁의 죄악을 통감하고 불교에 귀의하였다. 현실에서 죽음의 문제를 깊이 체험하고 해답을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찾아 실천한 것이다. 폭력적이던 점령 정책을 포기하고 문화적으로 정복하는 정책으로 전환했다. 그는 합리적이고 보편적 가르침인 다르마(Dharma, 법法)에 의한 통치가 ‘진정한 정복’으로 ‘기쁨을 만드는 정복’임을 깨달았다.


아소카 왕이 불교도가 된 다른 이유도 생각할 수 있다. 제국 건립 후 다양한 계급과 계층을 포용해야 하는 그는 ‘법의 만민 평등’을 주장하는 불교 사상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가 생각한 ‘법’은 보편 상식적인 윤리 이념을 초월하여 ‘현세와 내세에서 일체 생명의 이익과 안락을 도모하는 것’으로 이를 왕의 최고 의무로 삼았다. 요즘 용어로 법치(法治)를 뛰어넘어 인치(仁治)를 추구한 것이다. 이런 이상을 보급하기 위해 왕이 깨달은 법을 선포하고 44개 돌 비석에 새겨 후세에 까지 전하게 하였다. 마침내 그는 인도 전역에 문화, 역사, 사상, 사회와 경제 등 다방면에서 큰 영향을 준 성군(聖君)이 되었다.


그는 포교 활동으로 전국에 걸쳐 수 많은 사찰을 건립했다. 인도 각지에 석가모니 사리를 모신 84,000 개의 불탑을 조성하였다. 또한, 불교사찰단을 만들어 스리랑카, 시리아, 이집트 등으로 보내 불교 전파에 공을 들였다. 우리나라에는 4개 사찰에 부처의 진신(眞身) 사리가 안치된 탑이 있다고 한다. 나머지 절은 사리 대신에 부처의 말씀을 기록한 경전을 불탑 속에 보관하였다. 필사본 보다는 활자로 인쇄된 불경을 선호하였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목판인쇄, 금속인쇄가 일찍 발전하게 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권력 지향적이어서, 최고 권력인 왕권이나 정권 쟁탈에는 피눈물을 가리지 않는다. 아소카 왕의 경우처럼 골육상쟁으로 후유증이 심하였다. 사실 이러한 왕자의 난은 다른 분야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한 예로 재벌의 상속 과정에서 한 명만 총수가 되는 경우에 후손간 갈등이 심해지고는 한다.


민주국가에서 대통령 선거는 어떻게 보면 ‘정당한 규정에 따른 왕자들의 경쟁’ 같기도 하다. 이번 대선에서도 승리를 위한 전략으로 정치인들은 국민을 진보와 보수로 나누고, 세대별, 지역별로 편을 가르면서 치열한 선거운동을 하였다. 이제는 이러한 갈등을 멈추고 모든 국민이 한 민족이라는 형제애에 입각한 협조와 이해가 절실하다. 새 대통령은 아소카 왕처럼 먼저 자기 성찰로 정화하고 상대방을 포용하여 법치와 인치를 실천해야 한다.


우리 대통령이 ‘아소카의 위대한 반전’을 거울 삼고 선정(善政)을 펼쳐서 위대하고 훌륭한 지도자로 역사에 남기를 기대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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